분노

내 자신이 드러나는 것이 옳지 않다 여겨져 숨겨진 곳에 글을 쓰는 것이 일상화 되었다. 아무도 찾지않는 개인 페이지에 내 글을 쓰며 분노를 적어내려가고, 내 자신의 일들을 회개하고 반성하며 기도한다. 그간 크리스챤의 정치적 발언이 올바른가에 대해서 한참을 고민했다. 민주주의 사회는 개인의 신념을 나누고 토론하며 앞으로 가는 시스템인데 과연 교회 성도들에게 ‘잠잠하라’, 그리고 하나님을 “대변"하는 목사의 신념을 따르라는 왕정 시스템 같은 모습이 올바른가란 질문이었다(1). 특히 지난 몇년간 섬겼던 대형 교회에서 갑자기 차별금지법(2)을 들먹이며 내란 세력에 동조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 특히 최근엔 더 노골화된 것에 내가 그냥 이렇게 조용히 있는게 맞는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다행히 내가 생각했던 7년간의 그 교회 생활이 끝나고 작고 더 말씀만에 집중하는 교회로 옮겨올 수 있어서 마음이 평안해졌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도 한 마디를 외치지 않으면, 이건 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부조리를 눈감는 것에 지나지 않기에 작정하고 글을 써내려 간다. 크리스챤이라고 하는 이름을 가지고 윤석열과 김건희라는 무속의 사람들을 지지하는, 그리고 그들이 자행한 군사 쿠테타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절대 크리스챤일 수가 없다. 하나님은 낮은 곳으로 임하셨고 약자를 섬기고 보듬었는데 지금 저들은 아합과 이세벨을 찬양하며 전향한 선지자, 이단들일 수밖에 없다. 저 그룹은 기독교를 가장하여 설치는 신천지와 섞여 뒹구는 음란의 장일 뿐이다.

지금 이 모든 사단의 중심에는 기독교가 있다. 저기 저 헌재 재판관들은 집사나 장로일 것이고 거리에서 목사가 소리치고 있다. 그 앞에서 ‘아멘’을 외치고 그들의 금송아지인 이스라엘과 미국의 국기를 흔든다. 이 모든 것들이 지옥이 따로 없다.

최소한 내 타임라인을 보는 크리스챤들은, 더이상 그따위 이야기를 하지 마시라. 죽어간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 - 제주 4.3, 광주 5.18, 6월 항쟁에 피흘린 수많은 사람들을 욕보이지 마시라.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완벽하진 않지만 잔인하지 않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자 노력할 수 있는 틀을 갖춰놓고 있다. 우리는 그 안에서 약자를 섬기고 보듬고, 하나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1) 나의 결론은 우리는 정치적인 발언(혹은 투표)을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 발언 전에 나에게 있는 죄를 바라보고 회개하고 반성하며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며 이야기하고 하나님과 나의 관계만을 고려하며 발언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절대 그 관계에 극우적인 목사의 발언이 들어올 수 없어야 한다. 목사를 포함한 타인의 이야기를 비판적으로 건강하게 흡수해야한다. 심지어 사도바울조차 여자는 잠잠하라고 하는 잘못된 사고를 ‘성경’에 까지 기록해 놓았다.

(2) 이 문제가 내게 가장 큰 이슈였다. 크리스챤으로서 차별금지법에 찬성할 수 있는가. 차별금지법의 실제 내용을 찾아보면 전혀 달라진다. 교회 목사들은 그저 누가 불러준 이슈를 교회에서 떠들 뿐 그 안에 담겨진 약자에 대한 마음을 읽을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가장 문제삼는 동성애에 대한 나의 결론은 크리스챤으로써 동성애는 죄이지만, 개인의 어려움과 마음의 공고함에 눈물흘리는 것이 먼저이고 동성애라는 죄의 무게는 내 안의 음란의 무게와 동일하다. 동성애에 대해 말하기 전에 내 안에 있는 음란을, 교회에 있는 불륜을 회개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정말 조심스럽게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도록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