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단아,
오늘 아침에 나단이는 아빠한테 너무도 선명하게 “아빠"라고 이야기했어.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빠는 마음이 짜릿하더라구. 아빠구나. 내가 아빠구나.라는 (시덥잖아보이지만 정말 찌릿한!) 느낌을 받았어. 사실 지난주말 나단이와 아빠가 내내 같이 지내면서도 나단이는 계속 칭얼대고 힘들어해서 아빠도 많이 지친 상태였어. 엄마도 말할 것도 없고 나엘이도 잘 잠들지 못했었단다. 아마 이가 나오느라 통증이 있는 것 같고 똥을 못 싸서 힘들어하는 것 같기도 해.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제 오셨는데도 나단이는 계속 힘들어했어. 할아버지 할머니도 또 빠르게 지치시는 것 같아. 그런 와중에 오늘 아침에는 계속 아빠한테 오려하고 아빠한테 ‘아빠’라고 부르곤 했으니 얼마나 아빠 마음이 따뜻해졌겠니? 나단이를 안고 회사에 오고 싶을 정도였어.
지금 조금 그나마 체력도 되고 나단이를 100% 보지 않아도 될 때 아빠는, 최대한 실적을 만들어놓으려고 노력하고 있어. 논문도 써놓고, 개발도 다 해놓고 말야. 할아버지 할머니가 마냥 오실 수도 없고 우리가 이사가기도 요원하니까. 열심히 해서 해 놓아야지. 지난주에는 충남대 형 누나들이 다음 학기에 배울 분광기를 만들었어. 이걸 만들면서 기뻤던 이유는 나중에 나단이도 아빠랑 이 장난감들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거든. 상상하는대로 그리고 조립해서 만드는 건 참 재미있는 일이거든. 나단이가 함께 만든 분광기로 아빠랑 같이 관측하러 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처음에는 나단이가 주는 아이디어로 아빠가 만들어줄게. 점점 나단이도 하나하나 해 나갈 수 있으면 (아빠도 고등학교 때 코딩을 배우고 싶었단다?) 같이 함께 만들어나가자 :)
하루가 짧아. 할 일은 많고 말야. 편지는 짧게 짧게 많이 쓰기로 다짐했어. 편지를 쓸 때면 나단이가 옆에서 아빠의 이야기를 들어줄 것 같은 느낌이야. 아직은 아빠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말야. 나중에는 아빠가 이 편지를 주고, 또 옆에서 말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면 참 행복하겠다. 아빠는 그럼 이제 오늘의 일과를 하러 가볼게!
2023년 8월 8일, 아빠의 너저분한 연구실에서